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Q. '타당한 이미지' 라는 표현이 생소한데요. '타당한 이미지'라는 말은 어떤 뜻인가요?

안드레아스 구르스키라는 독일 작가 인터뷰를 보다가 그분이 “사진은 오늘날 ‘진실함’ 보다는 ‘적절함’의 문제다.” 라는 뉘앙스의 말을 하셨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 인터뷰를 보고, 저에게는 적절하다는 표현보다는 타당하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 '타당하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작업에 사용하는 이미지의 타당함은 작업자 개인마다 너무 달라서 제가 함부로 말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만, 상업 이미지에 있어서는 상품 자체가 어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미지로 녹여내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면 타당하다고 생각해요.

Q. '타당한 이미지'를 연구하기 위한 준호님의 방법 중 하나를 소개해 주세요.

Q. 상업 사진과 예술 사진 모두 해보셨잖아요. 혹시 두 개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미지 제작자의 태도를 물어보신 거라면, 가장 중요한 점은 자발성이라고 생각해요. 역사적으로 제일 유명한 상업 사진가 중에 '리처드 에버던' 이라는 분은 커미션 작업 외에도 혼자 하신 작업도 많고, 예술적으로도 가치가 전혀 뒤떨어지지 않아요. ‘어빙 펜'이나 ‘헬무트 뉴튼' 같은 분들도 계시고요. 반대로 예술 작업을 하면서 상업 커미션을 받는 경우는 한국의 ‘구본창’ 선생님이나 독일의 ‘볼프강 틸만스’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감상자의 입장이라면, 굳이 둘을 나눠야 할까요? 쇼핑몰 사진을 보고도 감상자 스스로 무언가 느끼고 얻어가는 게 있다면 그건 그 자체로 예술이 된다고 믿어요. 둘을 나누려는 행위 자체가 예술을 성역화 하는 것만 같아서 별로 탐탁치 않기도 하고요.

Q. 요즘 작업을 할 때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따로 있으실까요?

요즘은 조명을 써도 조명을 안 쓴 것처럼 찍는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옛날엔 스튜디오 촬영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스튜디오라는 공간 자체가 피사체를 너무 극적으로 대상화시키는 공간처럼 느껴져서,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잘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인터뷰 사진이나 프로필 사진이어도 스튜디오가 아닌 곳에서 찍는 걸 더 좋아해요. 현장 공간을 비추는 빛을 관찰하고 사진 조명으로 그것을 재현하는 방식으로, 현장의 빛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죠.

Q. 개인 작업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 작업은 어떤 주제로 진행하고 계시나요?

졸업 이후로는 곧 출판하는 책이 첫 작업이 되겠네요.

학부 시절에는 '남성성'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개인으로서 겪은 남성성을 벗어나는 작업을 거쳐서, 군대에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사회가 신체로 남성을 규정하는 방식 자체에 대한 작업을 제작했어요. 그 작업을 토대로 ‘시스템과 미디어, 신체가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가?’ 를 연구했습니다.

졸업전시에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함에 따라 어떠한 새로운 질병과 미적 감각 등의 영향으로 신체가 어떻게 바뀌어왔고 미래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 제시하는 작업을 걸었습니다.

Q. 앞으로는 어떤 작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마 계속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요? 주제는 계속 바뀌겠지만 소재는 몸이겠죠. 몸이 벌이는 소란과 몸을 둘러싼 아우성을 수집하는 일은 끝이 없을 것 같거든요.

Q. 사진을 전공하는 독자들 또는 사진을 업으로 삼으려는 분들께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이미지적인 감각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대비를 하는 지식도 중요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지식도 중요해요.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도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많은 스킬들, 이야기를 이끌어가려면 지식도 굉장히 많이 필요하고요.

현장에 있다 보면 생각보다 필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자기한테 필요한 부분을 잘 채워가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Q. 나에게 예술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Q. 이 글을 다 읽으신 뷰어님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 Viewer  |  🐿️ 재이

푸릇푸릇한 여름 날, 광화문에 있는 카페에서 준호님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었어요.

계절과는 다르게 준호님의 첫인상은 조용하시고, 차분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대화를 하면 할수록 '아 이 분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깊은 생각이 담긴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들었죠.
제가 아트뷰를 운영하면서 가장 만나보고 싶은 전공이 사진이었는데,
사진 전공자로 준호님을 만나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 Viewee  |  👨🏻‍💻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