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유경이라고 합니다. 유화를 이용한 풍경화 위주로 그림을 그립니다. 22년 2월에 추계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그 해에 개인전 2회, 23년에 개인전 1회와 단체전 1회를 진행했습니다. 24년도도 정진하고 있어요.

Q. 어쩌다 예술을 전공하고, 작가의 길을 걷게 되었나요?

처음엔 취미 미술을 하고자 학원을 다니다가 입시 준비하는 다른 친구들을 따라 자연스레 함께 준비하게 됐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라는 말처럼 살짝 발만 담그려던 일이 결국 미대까지 들어가게 만들어 버렸네요.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긴 채로 학교생활을 하다가 이쪽(미술) 길로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던 건 대학교 4학년 때예요. 그때까지는 현실적으로 순수 미술이 한계가 있다 생각해 다른 분야와 융합한 미술 심리나 미술 교육으로 가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졸업 전시를 준비하는 1년 동안 작업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겼어요.(웃음) 그림을 그리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낀 순수하게 즐거운 감정과 ‘역시 다른 길로는 못 가겠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던 일에 재미를 붙였다는 건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이 모여 스스로 작가의 길에 걸어 들어가게 되었죠.

Q. 나에게 예술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직업적으로 크게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함께 해야 하는 동반자, 내가 손을 놔줘야 할 땐 놔줘야 하는 연인 같은 관계 같아요. 그리고 나보다 앞서간 무언가. 내가 쫓아가야 하면서 아직까지는 선도할 수 없는 분야. 가끔 막막하기도 하고, 붙잡혀 있음에도 즐거운 것이 예술 같아요. 많이 추상적일까요?

Q. 요즘 작업을 하면서 어떤 고민들을 하시나요?

음.. 항상 ‘왜 사는가’ 하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죽음에 대한 생각보다는 말 그대로 왜 존재하고 왜 사는지에 대한 고민이요. 어느 순간부터 그 질문 자체가 의미 없다는 생각에 도래했어요. 이유가 어쨌건 어차피 살아야 하거든요. 그러다보니 주변의 것을 더 소중하게 바라보고 이곳에 살아가는 내 존재를 더 인식하게 되면서 따뜻한 장면들을 그리는 일에 익숙해졌어요.

요즘에는 감정 중에서는 ‘사랑’에 대해 많이 고민해요. 지금까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들은 그것이 사물이든 감정이든 지니며 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다들 이야기해요. 사랑하기 전과 후의 작업이 달라진다고.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읽지 않던 로맨스 책을 읽고, 로맨스 영화를 찾아보곤 해요. 계속 의식하다 보니 확실히 가치관에 작은 변화가 있음을 느끼고 있어요.

Q. ‘최유경’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개인으로서든, 작가로서든요.

저는 확실하지 않은 목표에 대한 불안감이 있거든요. 그래서 미리 생각하는 일을 꺼려하는 편이에요. 나이가 들수록 어쩔 수 없이 이 다음을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지만요. 그럼에도 현재 가장 크게 이루고 싶은건 사회적인 성공입니다. 국내에서라도 이름을 알려졌으면 좋겠고, 작가 활동으로 생계가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 인간 최유경으로서는 굴곡없이, 무탈하게 사는 것이 목표예요. 금전적 부분이 충족된 평화로운 삶이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어릴 때부터 현실적인 목표만 세웠고, 커다란 미래 꿈이나 포부같은 건 없었어요.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그저 이런 사람일 뿐입니다.

Q. 이 글을 다 읽으신 뷰어님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신진작가 나름의 고충과 작업 태도에 관해 이야기 나눈 것 같아요. 글을 읽고 있는 뷰어님들에게 한 사람이자 한 명의 작가로서 저에 대한 약간의 관심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운이 좋다면 언젠가 이 글을 접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요? 제 소개를 드릴 수 있어 영광입니다.

🎧 Viewer  |  🐿️ 재이

뷰어님들께 유경님을 소개하게 되어 너무 기뻐요. 유경님의 작품을 참 좋아하거든요. 저희가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 가까이 되어서 진지한 이야기가 어색할 줄 알았는데 제 생각보다 더 진지하게 임해주셔서 저도 몰입하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난 네가 하는거면 무조건 하지." 라는 말을 무심하게 던저주었던 유경님. 인터뷰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유경님의 근황 인터뷰가 올라와있으니 유경님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Viewee  |  🌿 유경

이런 류의 인터뷰를 해보는 것이 처음입니다. 제게 제안을 해주셔서 기뻤지만 동시에 걱정했어요. 일적으로 나누는 1:1 대화는 아직 저에게 조금 어려운 일이거든요. 부끄러운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고, 생각을 덜 거친 말이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앞섰는데 직접 경험해 보니 후련하고 좋네요. 다음에도 비슷한 요청이 들어오면 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요. 역시 사람은 경험을 해봐야 되는 것 같아요. 몇몇은 제가 하는 일을 더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심도 있는 질문이었어요. 긍정적인 기운만 얻고 가네요. 새로 출발하는 뉴스레터 기대하겠습니다.